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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리뷰] 공작부인의 50가지 티 레시피

by 엘나스 2022. 4. 20.

등장인물 : 차를 사랑하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들

클로에 : 여자 주인공. 차를 즐기는 소박한 취미를 가진 직장인 박하정에서 공작부인 클로에가 된다. 평판이 좋지 못해 저택의 하녀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공작부인 클로에의 몸에 빙의한 후 조용히 차 덕질이나 하며 살아가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사람이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기존 공작부인의 이미지에서 탈피하며 명목상의 남편이었던 알폰소와 점점 깊은 관계가 되어가지만 몸의 원래 주인인 클로에에 대한 죄책감이 찾아올 때가 있다.
알폰소 : 바텐베르크 가문의 가주이며 클로에의 남편. 한미한 귀족가의 딸인 클로에를 명목상의 아내로만 생각하였으나 하정이 빙의한 이후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열정과 본인에 대한 자신감으로 빛나기 시작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아서 : 제국의 1황자. 하정이 빙의하기 전 클로에가 좋아했던 상대였으나 클로에의 고백을 비웃음거리로 만든 전적이 있다. 하정이 빙의한 이후의 클로에에게 푹 빠져 알폰소를 질투하게 된다.

줄거리 : 차를 좋아하는 공작부인의 취미 전파기

평범했던 직장인 박하정은 어느 날 갑자기 평판이 좋지 못한 공작부인 클로에의 몸에 빙의하게 된다. 한미한 집안 출신의 공작부인인 클로에는 책임감과 능력이 없어 가문의 하녀들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처지고, 남편인 알폰소와도 그리 가까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된 거 좋아하는 차나 마음껏 마시며 살겠다고 다짐한 하정, 이하 클로에. 클로에는 공작에게 자신이 차를 즐길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차를 즐기는 문화가 아직 없던 제국에서 클로에는 어떻게 차를 즐길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차를 매개로 남편인 알폰소와 주변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직장인으로서 가지고 있던 능력치를 발휘할 기회도 얻게 되는 클로에. 빙의 전 허수아비 공작부인으로 무시당하던 그녀는 점차 공작가의 안주인으로서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된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차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파한 그녀로 인해 제국에서 차의 인기가 높아진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교계의 중심이 된 클로에는 차를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시킨다. 늘 의기소침했던 아내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걸 지켜보던 알폰소는 점점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그것은 하정이 빙의하기 전 클로에에게 고백을 받았으나 그것을 비웃음거리로 만들었던 황자 아서도 마찬가진데...

감상포인트 :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적당한 장소와 방법이 있다

이 작품은 차로 세계 정복을 하는 소설이라는 평이 있다. 클로에가 가진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작품 내에 나오는 위기를 해결하는 전부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위기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처럼 보인다. 하정이 회귀하기 전 클로에는 제대로 배운 것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무엇 하나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스스로가 자신이 없으니 남 앞에 선다는 게 어렵고 그러니 타인과 소통이 가능할 리가 없다. 사실 그것은 하정이 회귀한 후의 클로에에게도 동일한 상황이었다. 현대에서 직장인으로 살던 사람이 갑자기 공작부인이 되었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둘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이 있고, 없고의 차이뿐이었다. 하정은 차를 좋아했기에 자신 있게 타인에게 차를 권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어떤 차를 좋아할까 고민하는 것이 즐거웠고 취향에 맞는 차를 다른 사람들과 즐기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서 하나하나 일이 해결된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나는 이 글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사람에겐 누구나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하정에겐 클로에의 세계가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억지스러운 장면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나도 차를 좋아하기에 작품에 나온 홍차를 즐기는 재미도 있었다. 무언가를 덕질하는 대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클로에의 덕질 성공기를 응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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