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원작의 주인공들과 그들을 구경하는 주인공 들러리양
라테 : 여자 주인공. 즐겨 읽던 소설에 빙의한 후 원작 소설의 여자 주인공인 이벨린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패한다. 본인이 엑스트라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관객이 되기로 마음 먹는다. 10년간 비모르(BL) 소설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팝콘을 개발하는 등 사업적인 성과를 내는데 성공한다. 4차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벨린 : 원작의 여자 주인공. 순수하고 상냥하지만 자신의 의견은 확실히 어필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원작에서는 황태자 론드미오, 최연소 공작 케니스, 마탑주 아윈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어장관리녀다. 라테와 친구가 된 후 원작의 여자 주인공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론드미오 : 원작의 황태자로 라테의 엉뚱한 모습을 자비롭게 받아주는 모습을 보인다. 원작의 남자 주인공 세 명 중에서 가장 비중이 적다.
케니스 : 여성혐오증을 가지고 있는 최연소 공작. 어릴 적부터 스토커들에게 시달리면서 여성이라면 진저리를 치게 된다. 라테와는 앙숙관계이다.
아윈 : 최연소 마탑주로 세계관 최고의 미소년이다. 그러나 생긴 것과 정반대의 인성을 가져 라테가 제일 주의하는 인물이다.
조연으로 살아남기 위해 주연과 친구가 되는 라테
라테는 자신의 소설에 빙의한 것을 깨닫고 원래 원작 속 여자 주인공의 상대로 내정되어 있던 남자 주인공들을 공략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황태자, 공작, 마탑주씩이나 되는 남자 주인공들은 만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고 라테는 결국 로맨스를 포기하고 원작을 아는 것을 백분 활용해 원작 속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구경하는 들러리로 남기로 한다. 비모르 소설을 써서 부자가 된 후 원작이 시작되는 시기에 남자 주인공들과 마주치게 되는 라테. 그러나 예상보다도 강한 그들의 여성혐오증, 인명경시증 등에 의해 목숨이 위태롭자 라테는 생존을 위해 여자 주인공인 이벨린의 들러리이자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원작의 묘사와 달리 천사같은 미소녀 이벨린은 천사라기엔 조금 미묘한 모습을 보이고. 요주의 인물들인 케니스와 아윈과 마주치면서 자신의 목숨과 재미 사이에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게 되는 라테. 그러면서 그 중 한명이 이상하게 라테와 자꾸 엮이게 되는데...
우울할 때 읽으면 웃음이 나오는 라테와 이벨린의 물고기들
빙의한 캐릭터가 비중 있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인 경우는 심심치 않게 있다. 그러나 구경하는 들러리양처럼 조연에 빙의한 것을 전제로 유쾌한 코믹글이 전개되는 일은 흔치 않다. 구경하는 들러리양은 개인적으로 그간 보았던 로맨스판타지 소설 중에서 가장 유쾌한 작품이었다. 여주인공 라테는 소설에 빙의한 후 남주인공들과 마주쳐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려는 야망을 가지지만 결국 흑역사만 잔뜩 생성하고 만다. 그러나 거기에 좌절하지 않고 바로 로맨스의 꿈을 접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주인공다운 매력을 뽐낸다. 비모르 소설을 쓰는 것으로 돈을 벌어 원작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그 시점에서 가장 편한 장소에 자리 잡아 구경하겠다는 그 꿈도 유쾌하다. 이 글의 가장 큰 특징인 작명 센스와 더불어 글의 전개가 빠른 것도 그 유쾌함을 증가시킨다. 굳이 지금 등장하는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할지 설명하지 않아도 크나푸르 다티나, 타브오너 등 그 캐릭터의 이름이 그를 설명해주니 굳이 캐릭터를 하나하나 기억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다. 소위 말하는 고구마 먹는 답답함이 끼어들 여지조차 주지 않게 빠르게 진행되는 유쾌한 내용은 원작인 악역 페리도트로 위기를 맞이할 때를 제외하면 쭉 가벼운 분위기를 이어나간다. 사실 주인공이 빙의하여 원작의 흐름이 깨어진다는 빙의물 내용에서 크게 다른 것은 없는 글이다. 그렇지만 시종일관 경쾌하게 읽히면서도 세계관 자체는 잘 짜여져 흐름에서 어떤 억지스러움을 느끼지도 못했다. 외전이 많이 나오는 글인데 아직까지도 그 외전들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즐거운 글이었다.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는 유쾌한 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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