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악한 의붓언니와 선한 의붓동생, 그리고 주변인들
시스에 : 작품의 여자 주인공. 어머니의 재혼으로 비슈발츠 가에 들어온 평민 소녀. 의붓동생인 로에나를 시기하고 질투하여 괴롭히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악녀다. 어린 시절로 회귀한 후 똑같은 일을 번복하지 않도록 이전에 배운 것들을 백분 활용한다.
로에나 : 착하고 사랑스러운 레이디. 의붓언니인 시스에가 자신을 괴롭히는데도 아끼고 사랑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레이디였던 로에나의 배려는 시스에에게 독으로 작용한다.
류스테드 : 비슈발츠의 기사. 고고한 청음의 기사로 회귀 전 시스에가 마음에 두었던 상대였으나 로에나를 선택한다.
미카엘 : 얼음의 기사라는 별명답게 여타의 레이디들에게 차갑기만 하던 남자였으나 시스에에게 사랑에 빠져 그녀 앞에서만은 순한 양처럼 순종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오발데 : 황태자. 회귀 전에는 로에나를 선택하여 시스에를 죽음으로 몰고 갔으나 회귀 후의 시스에에게는 관심을 내보인다.
줄거리 : 신데렐라의 새언니가 신데렐라를 이긴 방법
어머니의 재혼으로 백작가의 영애가 된 시스에는 의붓동생인 로에나와 비교당하며 깊은 패배의식을 갖게 된다. 양아버지가 죽은 후 로에나를 괴롭히면서 그 패배의식을 이겨내려고 하지만 결국 로에나가 황태자비가 되면서 시스에는 로에나에게 패배한다. 로에나의 눈앞에서 자살하는 것으로 복수하려던 시스에는 백작가에 입성했던 시기로 회귀하게 된다. 회귀한 시스에는 평민의 삶을 살았기에 아무 것도 몰랐던 상태에서 겪어야 했던 불합리한 상황들을 하나씩 헤쳐나가며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다. 특히 선의로 무장한 채로 시스에를 곤경에 빠뜨리던 로에나의 손발을 자르고 그녀를 자신에게 종속시켜 복수해 나가는데. 그러자 이전 생에선 그녀를 거부하던 류스테드가 관심을 보이고 얼음의 기사라는 미카엘이 애정을 고백한다. 무엇보다 로에나의 남자였던 황태자가 시스에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복수만 완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던 시스에는 원치 않게 거대한 흐름 속에 휘둘리게 된다.
감상포인트 : 평민 소녀의 레이디 성장기
동화 신데렐라를 회귀를 통해 비튼 작품이다. 의붓언니는 과연 처음부터 신데렐라가 미웠을까? 물론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깨진 유리구두의 조각 속 의붓언니인 시스에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가난하게 살던 평민 소녀가 귀족의 세계에 입성하여 처음 본 귀족 아가씨를 마냥 싫어할 수 있을 리 없다. 동경하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상대인데. 그러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레이디에게 당연하고 쉬운 일이 없이 자란 평민 소녀에게 어려운 것은 당연했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나름의 배려만 보이는 로에나 때문에 망가지는 시스에를 보는 것은 불편한 일이었다. 분에 맞지 않는 것을 넘보면 저렇게 된다는 것을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더구나 그렇게 망가진 시스에를 통해 로에나가 정신적으로 성장해서 황태자비까지 되는 부분은 굉장히 거북했다. 그러나 시간이 뒤집힌 후 시스에가 평민 소녀가 아니라 로에나와 비슷한 자격을 갖추고, 또 그녀만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자 상황은 변한다. 나는 그것이 타인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바뀐 상황에서 지금 나 자신도 감당할 수 없던 평민 소녀 시스에는 타인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필요한 것을 갖추고 귀족으로서 시작하는 시스에는 내 앞에 있는 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알아차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회귀 전후로 다른 것은 그 하나 뿐이었는데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짝사랑 상대였던 류스테드의 마음을 얻고 회귀 전엔 접점도 없던 미카엘의 구애까지 받는다.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회귀물의 주인공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만 시스에가 매력적인 건 이쯤 되면 더 많은 것을 욕심내는 게 당연한 상황임에도 자신이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정해서 그것만을 원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녀의 욕망을 이용하려고 드는 다른 이들에게 크게 휘둘릴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 이 글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로맨스보다는 시스에의 성장물에 가까운 것이 조금 아쉽지만 미카엘의 귀여운 구애는 그런 아쉬움도 잘 다독여준다. 읽으며 매우 즐거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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