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미친개 성기사와 종달새 아가씨
루드베키아 : 교황인 아버지와 추기경인 오빠에게 정략결혼의 도구로 이용당하다 죽는 악역 주연의 몸에 빙의한 여주인공. 다섯 번째 남편인 이스케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생존을 위해 이스케에게 반한 것처럼 굴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한 소녀를 연기하지만 빙의 전후로 가족들에게 학대당한 기억으로 온전하지 못한 상태를 가지고 있다.
이스케 : 북부 최고의 성기사. 여동생의 정략결혼을 막기 위해 루드베키아와의 정략결혼에 응한다. 원작에서는 루드베키아가 자신의 여동생을 독살한 후에 루드베키아의 집안을 몰살한다. 예기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 루드베키아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체시아레 : 추기경이자 루드베키아의 배다른 오빠. 루드베키아를 이성으로서 사랑하지만 남매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어 다가서지 못한다. 그녀를 정략혼의 도구리 이용하며 학대하여 제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줄거리 : 시스티나의 종달새가 새장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사고로 죽은 여주인공은 소설 속 악역인 루드베키아의 몸에 빙의한다. 루드베키아는 교황의 사생아로 시스티나의 종달새라고 불릴 만큼 사랑받는 딸처럼 주변에 비춰지지만 실상은 교황인 아버지와 추기경인 이복오빠의 실리를 위해 여기저기 정략결혼의 대상으로 팔리는 존재다. 다섯 번째 결혼을 앞둔 루드베키아는, 상대가 자신을 비롯한 교황의 가문 사람들을 몰살하는 북부 최고의 성기사 이스케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원작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 자신을 거부하는 북부 사람들을 견디며 이스케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하는 루드베키아. 그러나 이스케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거기에 끊임없는 모함까지 더해져 지쳐가던 루드베키아는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그를 통해 자신이 마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일이 잦은 루드베키아를 바라보면서 이스케는 그녀의 일그러진 모습을 알게 되고 그녀를 신경쓰게 된다. 관심이 애정으로 바뀌며 형식적인 결혼 생활을 하던 원작과 다르게 둘은 진짜 부부가 되지만 루드베키아의 불안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루드베키아가 계획과 다르게 이스케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소식을 들은 체시아레가 북부로 방문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 눈치 빠른 남주인공을 유혹하려는 눈치 없는 여주인공
여주인공 루드베키아는 속이 문드러진 사람이다. 회귀 전이나 회귀 후나 가족들에게 학대당하면서 거식증을 앓게 되고 거북이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망가진 상태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이스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나는 거대한 개 앞으로 겁을 잔뜩 먹고 걸어가는 소동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스케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아니고서야 관심도 없어 하던 루드베키아에게 이것저것 배려를 베풀리 없으니까. 순진하고 무해한 척 하다보니 정말 그렇게 되어버리기라도 한 것인지 이스케 앞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공포를 흘려버리는 여주인공이 안쓰러웠다. 차라리 마물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마음 붙일 곳이 하나 정도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마음을 자각한 후에는 무조건 루드베키아 편인 이스케가 그렇게 마음에 들 수가 없다. 루드베키아를 위해 물리적, 정신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그 덕분에 루드베키아가 점점 자신을 둘러싼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었던 체시아레에게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여기까지도 온전히 이스케나 북부 사람들을 믿지 못했던 루드베키아였지만 그런 그녀까지도 이해하고 품어주는 이스케는 정말 최고의 사윗감이 아닐 수 없다. 온전히 마음을 내어준 이후부터 너무나 팔불출 같은 모습을 보여 초반에 날 세우던 모습이 약간 우스워지긴 했지만 말이다.
이 들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즐거웠던 글이다. 트라우마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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