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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리뷰] 악녀는 두 번 산다

by 엘나스 2022. 3. 29.


등장인물 : 두 번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들

아르티제아 : 여자 주인공. 황제의 정부인 밀라이라가 황제의 눈을 피해 낳은 다른 남자의 딸. 존재 자체로 밀라이라에게 위협이 되기에 낳아준 어머니에게 학대받으며 성장한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이복 오빠인 로렌스를 황제로 만드는데 힘쓴다. 그러나 그녀가 황제로 만든 로렌스는 폭정을 일삼았고 급기야 그를 황제로 만들어준 아르티제아의 혀를 뽑고 손을 잘라 토사구팽 하기에 이른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던 차에 로렌스의 정적이었던 세드릭에 의해 구출되어 혼란스러워진 제국을 구원할 수 있는 계책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세드릭 : 남자 주인공. 북부 에브론의 대공. 황제 그레고르의 손에 부모를 잃은 후 끊임없는 황제의 견제와 이민족의 침략 속에서 북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인망이 두터우나 아르티제아의 지략에 의해 로렌스에게 패배한다. 로렌스의 폭정으로 어지러워진 에브론과 제국을 구할 수 있는 방책을 얻기 위해 폐인이 된 아르티제아를 구출한다.



줄거리 : 두 번의 삶을 살게 된 이유와 그 후의 이야기

자신을 학대하는 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머니의 아들이자 이복 오빠인 로렌스를 황제로 만든 아르티제아는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혀와 두 손이 잘리는 형벌을 받는다. 로렌스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온갖 악행을 했던 아르티제아였기에 로렌스에 의해 제거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자신의 최후를 기다리던 아르티제아를 로렌스의 정적이었던 세드릭이 구출해낸다. 아르티제아에 의해 사랑하는 연인도, 지켜야 했던 영토도 잃었던 그지만 로렌스의 폭정으로 고통받는 제국을 회복시킬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르티제아 한 명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아르티제아 본인도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아르티제아는 자기 자신을 제물로 시간을 돌리는 마법진을 그린다.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시간을 돌리면 로렌스의 가장 큰 전력인 아르티제아 본인이 사라진 상태에서 세드릭에게 다시 한 번 로렌스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아르티제아는 과거의 시간으로 회귀하게 된다. 이에 아르티제아는 이번 생엔 로렌스가 아닌 세드릭을 황제로 세우기 위해 그에게 계약 결혼을 청하고 그를 황제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다시 돌아온 시간대에 제국은 강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제 그레고르의 밑에서 황제의 동생인 로이가르 대공과 황제의 사생아인 로렌스가 다음 황위를 위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아르티제아는 에브론 대공비로서 조심스럽게 판도를 뒤흔들어 세드릭을 황제로 만들기 위한 발판을 다진다. 그러나 시간이 되돌려진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세드릭마저 이전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아르티제아는 혼란스러워지는데...

감상포인트 : 킹메이커 분야의 일인자 소설

로맨스 판타지 소설 중 킹메이커 분야의 원탑을 꼽으라면 당연히 이 작품을 꼽을 것 같다. 탄탄한 설정과 문체를 기반으로 등장인물 개개인의 욕망과 관계를 풀어내는 부분이 너무나 탁월하다. 여주인공인 아르티제아가 자기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타인과 자기 자신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모습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본인이 어머니에게 사랑받는 딸이 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시작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필요에 의해선 자신의 동기인 어머니마저도 내치는 부분은 여타 로맨스 판타지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지나치게 아름답지만 힘이 없어 금력과 권력에 의해 휘둘릴 수밖에 없던 밀라이라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유일하게 믿었던 아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과정이나 마지막까지 본인의 권력을 놓지 않으려던 황제 그레고르의 손에서 권력이 멀어지는 과정 모두 흥미로웠다. 물론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도구로서의 자신이 아니면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세드릭을 정인이라기보다는 주군으로 대하는 아르티제아와 저가 지니고 있는 삶의 무게를 함께 감당해 줄 수 있는 아르티제아를 온전히 연인으로 대하는 세드릭 사이의 간극이었다. 그 간격이 어떻게 좁아질지를 보면서 로맨스 소설의 긴장감을 느꼈고 세드릭이 황제가 되는 과정을 통해 암투극을 읽는 즐거움을 느꼈다.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된 소설중 가장 좋아하는 글이고 기회가 될 때마다 복습하게 되는 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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