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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리뷰] 악녀를 죽여줘

by 엘나스 2022. 3. 31.


등장인물 : 죽고 싶은 악녀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

에리스 : 여자 주인공. 후작의 외동딸이자 황태자의 약혼녀. 원작의 여자 주인공을 질시하는 소꿉친구이자 악역이다. 황태자비가 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노력하지만 황태자인 알렉의 사랑은 받지 못한다.
헬레나 : 모함을 받고 몰락한 백작가의 딸로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이다. 어머니가 황태자의 유모가 되면서 황태자의 소꿉친구가 된다. 사랑스러워서 황태자뿐만 아니라 용을 죽인 용사 이아손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는다.
아나킨 : 남자 주인공. 이름도 없던 뒷골목 출신의 기사. 에리스에게 선택받아 기사 서약을 하게 된 후 그녀에게 복종한다. 불완전한 소드 마스터다.
엠마 : 후작가의 하녀. 에리스를 아가씨로 모시며 사랑한다. 에리스가 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사라지게 만든 대상들을 원망한다.

메데이아 : 에리스에게 빙의한 여주인공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마녀다. 에리스가 마녀가 되지 않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다.


줄거리 : 악녀를 대신해 세계의 구성원이 된 에리스의 탈출기

어느 날 주인공은 본인이 소설 속의 악역 캐릭터인 에리스에 빙의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에리스는 황태자의 약혼녀이자 후작의 외동딸이지만 이 세계의 악역이었고 에리스로 빙의한 후 그녀는 자신이 무슨 일이 있어도 원작의 여자 주인공인 헬레나를 이길 수는 없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을 미워하는 황태자와 투명인간 취급하는 이아손, 주인공이 더 이상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작의 냉대까지. 에리스에 빙의한 여주인공은 도무지 이 세계를 사랑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죽어서라도 자신이 살던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어 보지만 에리스의 자살 시도는 매번 고통만 남기고 실패하고. 결국 에리스는 원작대로 헬레나에게 독을 먹인 후 황태자에 의해 처형당하는 흐름을 따르기로 한다. 헬레나는 황태자와 이아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인이지만 본인의 신분에 맞지 않는 남자들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존재다. 원작의 에리스가 아닌 여주인공은 그런 헬레나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녀를 죽여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녀를 미워할 수 없게 된 에리스는 그로 인해 또 고민에 빠진다. 자신을 지켜줄 존재로 이름도 없는 뒷골목 출신의 기사를 선택한 에리스는 그에게 아나킨이란 이름을 주고 자신의 기사로 삼는다. 마녀라는 신비로운 존재와 접촉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이 세계를 빠져나가려고 한다. 아나킨에게 자신이 에리스가 아니라는 것을 밝힌 여주인공은 그럼에도 자신을 따르는 아나킨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그러나 아나킨에 대한 마음으로도 이 세계에 남는다는 선택은 할 수 없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 에리스에게 원작에선 헬레나만을 사랑하고 아끼던 황태자와 다른 남자 주인공들인 이아손, 휘브리스의 관심이 쏟아진다. 과연 여주인공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감상포인트 : 죽음을 향해 달려 나가는 여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글

이 글은 늘어지는 부분 없이 전개 속도가 빠른 글이다. 그래서인지 분량도 여타의 소설들에 비해 짧다. 그러나 그것이 아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다 포함된 분량이라 읽고 나서는 굉장히 개운하다는 느낌까지 준다. 여성 캐릭터들이 주가 되고 남성 캐릭터는 분량과는 별개로 어떤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글이다. 그나마 남주인공인 아나킨이 말 잘 듣는 충견 남주로서 매력을 보이지만 그외 남주들은 민폐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없다. 특히나 황태자 캐릭터는 혐오스러울 정도다. 대신 여성 캐릭터들 하나하나는 각자의 상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읽는 재미를 준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자기파괴적인 생각만 하던 에리스가 아나킨과 헬레나에게 마음을 주며 변화하는 모습도 그렇고 자신의 신분과 자신의 상황이 만들어내는 간격에서 헤매던 헬레나가 성장하는 모습도 그렇다. 세계관의 사랑을 받는 여자 주인공과 그녀를 돋보이기 위해 파괴되어야 하는 악역이라는 명제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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