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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리뷰] 양판소 주인공의 아내로 살아남기

by 엘나스 2022. 4. 18.



등장인물 :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과 그 아내

카나리아 :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양판소 소설의 주인공에게 죽는 멍청한 악역 조연으로 빙의한다. 살아남기 위해 12세에 주인공인 세자르와 결혼한 후 황후의 스파이 인척 하면서 세자르에게 황후의 계획을 전달하는 이중스파이 노릇으로 세자르의 호감을 산다. 세자르와 이혼하고 위자료를 받는 것이 목적이다.
세자르 :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 미남이고 능력이 있으나 하녀의 소생으로 황후에게 위협을 받는 신세다. 처음 카나리아를 경계했지만 본인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자신을 위해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하는 카나리아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카나리아와 백년해로를 꿈꾼다.
노아 : 황후 소생의 2황자로 황위 계승에 욕심이 없다. 카나리아와 세자르의 최측근 중에 한 명으로 세자르의 흑역사 확립에 기초가 되는 인물이다.
그레이시 : 원작의 여주인공으로 세자르의 재혼 상대였다. 카나리아와의 대화를 통해 세자르와 결혼하여 황후가 되는 대신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카나리아를 위험에서 구해주기도 한다.

줄거리 : 양판형 판타지 소설의 빙의자가 살아남으려면?

카나리아는 양산형 판타지 소설, 줄여서 양판형 판타지 소설에 빙의한 여주인공이다. 하녀 소생의 1황자인 세자르가 황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정적인 황후를 물리쳐 황위에 오르는 전형적인 스토리 속에서 카나리아의 역할은 바로 황태자비. 세자르가 결혼 동맹을 통해 힘을 얻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황후가 고른 한미한 남작가의 여식이다. 원작에서 카나리아는 황후의 꼭두각시로 살면서 온갖 사치를 부리며 패악을 떨다가 결국 세자르의 손에 죽는 악역 조연이었다. 빙의한 카나리아는 자신의 미래가 원작처럼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세자르의 손을 잡기로 한다. 물론 한미한 남작가의 여식이 황후의 뜻을 거역해서 무사할 리도 없기 때문에 그녀가 선택한 것은 이중 첩자 역할. 그렇게 카나리아는 황후와 세자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면서 세자르를 돕기 시작한다. 처음엔 카나리아를 믿지 않았던 세자르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돕는 카나리아에게 점점 믿음을 갖게 되고, 거이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런 카나리아의 위태로운 행보가 자신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세자르는 그녀를 자신의 아내이자 미래 동반자로 여기기 시작하지만 카나리아의 꿈은 그저 위자료를 받아 행복한 노후를 사는 것 뿐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세자르가 황태자로서 인정받게 되자 카나리아는 이혼을 이야기한다. 그것에 충격받은 세자르에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아와 카나리아의 염문설이 전해진다. 세자르의 흑역사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가벼운 해프닝으로 카나리아의 염문설은 해결되었지만 세자르를 공격할 최후의 틈을 놓치지 않은 황후의 계략이 시작되고, 카나리아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감상포인트 : 황태자의 나홀로 연애사가 귀여운 글

동상이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은 같은 자리서 자는데 꿈은 다르게 꾼다는 뜻이다. 세자르와 카나리아의 관계가 딱 이렇다. 원작의 비참한 최후를 피해 막대한 위자료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 꿈인 카나리아와 그런 카나리아와 백년해로하는 것이 꿈인 세자르. 카나리아가 하는 위험천만한 행동들이 세자르 본인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엔 사실 큰 무리가 없다. 거기에 넘어가 카나리아와 사랑에 빠진 세자르에겐 죄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죄가 없는 것과는 별개로 외모, 능력을 다 갖춘 잘생긴 남자가 나 홀로 상대와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구경거리다.

사실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라는 게 마냥 행복하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위기가 있고 그 위기를 극복해내는 주인공의 시련기가 있는 것이 당연하고 세자르 역시 이러한 진행에 휘말린다. 세자르가 전쟁에 나가거나 카나리아가 화살을 맞는 모습이 나오는 등 그 둘을 둘러싼 현실 자체는 녹록하지 않다. 그러나 세자르의 시련에 집중하기에는 카나리아와 세자르의 연애전선이 너무나 흥미진진하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워낙 능력 좋은 세자르고 눈치 빠른 카나리아니 둘이 크게 다치진 않을 거라는 믿음이 글을 읽는 내내 기본 전제로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감상이긴 하다.

울적할 때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골치 아픈 이야기보다는 알콩달콩한 연애사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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