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같은 눈높이를 가지기 위해 서로를 끌어내리는 여인들
엘로이 : 제국 3대 공작가중 하나인 릴리에트가의 공녀이자 황태자의 약혼녀. 사교계의 완벽한 꽃으로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받고 있었으나 다른 세계에서 차원 이동한 성녀 신아랑에 의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긴다. 가문의 이름마저 빼앗긴 후 쫓겨났다가 신아랑이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 후 다시 원래의 자리를 찾지만 이전의 꽃 같은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신아랑 : 차원이동자이자 성녀로 엘로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빼앗는다. 그러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되자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고백하고 사라진다. 원래 세계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과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비인 : 황태자이자 엘로이의 약혼자. 신아랑에게 빠져 엘로이를 버린다. 후에 신아랑에게 기만당했다는 것을 알고 다시 한번 엘로이를 찾지만 엘로이는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민이준 : 감정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신아랑의 결혼상대자. 신아랑과 결혼식 도중 엘로이에 의해 다른 세계로 끌려온다.
줄거리 : 온실 밖으로 내쳐진 꽃의 재성장기
차원 이동자이자 성녀였던 신아랑이 등장한 후 엘로이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다. 사교계의 꽃이라는 명성과 황태자비라는 신분, 심지어 아랑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받고 가문에서도 축출된다. 그 후 아랑은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기 전 엘로이가 벌였다는 악행은 모두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 누명이었음을 밝히고 사라진다. 아랑이 사라진 후에 엘로이를 다시 찾은 부모와 친구들은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며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어떤 신뢰도 가질 수 없던 엘로이는 냉담할 뿐이다. 어떻게든 가문에 다시 돌아와 달라는 아버지에게서 공작 위를 빼앗은 엘로이는 자신을 이전처럼 황태자비로 삼아 곁에 두려는 비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황제와 협상을 한다. 그녀가 쫓겨나 있던 기간 동안 배운 마법으로 제국에 필요한 존재가 되어 공작으로 인정받은 엘로이. 그러나 비인은 그녀를 공작이 아닌 자신의 황태자비로 만들기 위해 애쓴다. 엘로이는 여신의 샘을 통해 아랑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거기서 아랑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대상인 민이준을 알게 된다. 신아랑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식을 올리는 가장 행복한 순간에 민이준을 자신의 세계로 데려온 엘로이는 그의 후견인을 자처한다. 민이준에게 너그러운 모습을 보이는 엘로이로 인해 그녀를 버렸던 이들은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아랑은 민이준을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엘로이의 세계로 찾아온다.
감상포인트 : 낙원에서 쫓겨난 꽃이 스스로 피어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악녀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흑화 한 여주인공의 이야기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제목부터 역지사지인 이 글이 흑화한 여주인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특별한 소재라고 말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이 글은 차원 이동자이자 성녀인 아랑에 의해 사교계의 명망, 약혼자, 친구, 심지어 가족과 이름마저 빼앗겼던 엘로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정한 부모님, 사랑하는 약혼자,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친구들에 의해 보호받고 사랑받던 공녀가 악녀의 모함에 의해 모든 것을 하나씩 빼앗긴 후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이 허상과도 같았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니라 깨달은 후 온전히 미련을 떨쳐내며 겪는 성장물이라는 점이 다른 글들과 차별점을 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글에서 로맨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엘로이가 흑화 전 사랑했던 비인은 황태자인 자신이 엘로이에게 지나치게 휘둘릴 것을 두려워하여 그녀를 버렸고 엘로이가 아랑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직접 데려온 이준은 엘로이에게 애정의 대상이라기 보단 죄책감의 대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 다른 남자들, 예를 들어 엘로이를 믿지 않고 돌아섰던 친구들이나 엘로이를 구해준 스승, 그리고 엘로이에게 호감이 있었으나 이전에는 황태자와 친구들에게 가로막혀 다가서지 못했던 남자들이 등장하긴 한다. 다만 이 글이 엘로이가 자신이 버림받았던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온전히 상처를 극복해내고 홀로 서는 것을 서술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그들의 중요성은 낮아진다. 자신을 상처 준 사람들을 사랑해서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강단 있는 여주인공의 복수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는 내내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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