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죽이려 드는 오빠와 그에게서 살아남고 싶은 여동생
세쯔 : 딸이라서 핍박받던 황녀. 이복 오라비인 레이탄이 반정을 일으킨 후 다른 황족들과 함께 그에게 목숨을 잃는 최후를 맞이한다. 회귀한 후 레이탄과 친해져 목숨을 구하려고 애쓴다.
레이탄 : 무희인 어머니를 둔 황자. 모든 것을 망쳐놓을 것이라는 흑발과 적안을 가지고 있어 저주받은 자라는 이름을 가졌다. 황제에게 총애받는다는 이유로 다른 후궁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당한 후 반정을 일으킨다.
이튼 : 레이탄과 똑같이 생긴 알 수 없는 남자. 세쯔를 아끼고 보호하는 듯 하지만 정체는 미궁이다.
줄거리 : 살고 싶었던 세쯔의 생존기를 가장한 피폐물
회귀 전 저주받았다고 하는 흑발 적안의 황자 레이탄의 난으로 목이 잘렸던 세쯔는 회귀 후 그의 칼 아래 살아남기 위해 레이탄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처음엔 세쯔를 무시하기만 하던 레이탄이었지만 그런 세쯔의 노력이 통했는지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레이탄의 주변을 맴돌던 세쯔는 레이탄과 똑같이 생긴 이튼이라는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자꾸 마주치는 그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이튼과도 가까워진 세쯔. 그리고 드디어 레이탄은 반정을 일으키고 세쯔를 제외한 모든 황족을 살해한다. 레이탄이 반정을 일으키는 동안 그가 자신과 피가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세쯔는 회귀 전과 달리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족이 된다. 황궁 밖으로 나가려는 세쯔를 잡아두는 레이탄, 피가 섞이지 않은 둘 사이로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레이탄은 끊임없이 느껴지는 살의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그 와중에 이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둘의 관계에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데...
감상포인트 : 연이어 오는 불행을 견디는 두 사람
카카오에서 읽을 글을 선택할 때 보통 소개글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 글은 카카오의 소개글을 읽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 회귀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잘 구워삶아서 살아남는 이야기구나, 하고 가볍게 접근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반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회귀물들이 그러하듯 어떻게 세쯔가 죽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저주 받았다는 흑발적안의 소유자인 황자가 반정을 일으키고 자신을 멸시했던 황족들을 다 죽이는 과정에서 함게 죽은 세쯔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뒤에 자신이라도 그를 다정하게 대해주고자 마음먹는다. 그러나 남자 주인공인 레이탄이 쉰밥신세라면 세쯔는 황궁의 찬밥신세였다. 정도는 다르지만 레이탄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취급을 받지 못하는 세쯔가 레이탄을 보호하려고 해봤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뜻이다. 처음엔 세쯔를 마냥 거부하기만 했던 레이탄이 어머니인 리제의 뜻대로 이용하기 위해 세쯔에게 카자키어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는 초반은 조금 어둡긴 해도 보기 좋은 남매의 모습을 완성해가는 장면처럼 보인다. 리제가 세쯔가 기억하는 모습과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리제가 죽지 않으면 둘은 평범하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세쯔가 알지 못했던 리제의 원한은 기어코 레이탄이 손에 피를 묻히도록 만들었고 세쯔를 제외한 모든 황족을 살해한 후 황제가 된 레이탄은 리제를 자기 옆에 묶어둔다. 이미 레이탄이 황제의 자식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후기 때문에 둘이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지는 것도 잠시. 카자키어를 배우기 위해 드나들던 리제의 궁에서 만났던 이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세쯔와 레이탄의 앞날엔 다시 먹구름만 가득 깔린다. 둘이 함께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가득한 와중에도 멸시받으며 서로를 위로해왔던 세쯔와 레이탄이 서로에게 멀어지지 못하고 그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아련해서 이 둘이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달리게 만드는 글이다.
무게감 있고 어두운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사실 글 자체가 워낙에 잘 쓰여진 글이라 로맨스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권해보고 싶지만 소개글을 읽고 가볍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꼭 같이 말해주고 싶다. 소개글과 다른 무게감이 쭉 이어지는 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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